무슨 클럽
신도림에서 뮤지컬을 보기로 한 날, 시간을 내어 아내와 문래창작촌 근처 카페에 갔다.
네이버 지도에 문래창작촌으로 표시된 구역보다는 올드 문래가 있는 길 건너 상권이 더 활발하다고 한다.
문래에는 철공소와 카페가 뒤섞여 있었다.
카페 옆에서 쇠를 절단하고 용접도 하고 계시다.
이날 찾아간 무슨 클럽.
이름이 독특한 이 카페 겸 와인바는 간판이 없다.
빌딩 창문에는 당구장 표시뿐이었지만 이 건물이 맞는 것 같아서 성큼성큼 올라왔다.
아래층 3층 당구장 담배연기를 헤치고 올라오면 무슨 클럽에 당도한다.
아내한테 내가 찾아본 곳을 소개하며 무슨 클럽이라고 했다.
아내는 정말 '무슨 클럽'인 줄은 몰랐다고. 이름을 까먹어서 그리 말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재가 된 인센스 스틱이 산처럼 쌓여있다.
아래층의 당구장 담배냄새가 멀어지면서 인센스 절 냄새가 코 속으로 들어와 후각세포를 자극하면서 당구장과 무슨 클럽을 공간적으로 분리한다.
들어서자마자 술집인 줄 알고 헉했다.
아니 며칠 사이 카페가 술집으로 바뀐 건가 싶었다.
사장님한테 물어보니 다행히 커피도 있었다.
기대했던 디저트도 있었다.
무슨 라테는 밀크폼이 작은 플랫화이트 같았다.
커피가 담긴 빈티지 컵이 아내와 내 취향이다.
밤에는 사방이 빨강일 것 같은 곳이다.
완전히 술집 분위기로 변할 것 같다.
몽환적인 분위기 위주로 음악을 틀어주신다.
움직이는 붉은 조명이 음악과 어울렸다.
아도이, 넬, 검정치마, 존 메이어, 죠지, 위켄드 등 평소 듣는 음악이 많이 나왔다.
80년 대 발라드 같은 음악이 듣기 좋아서 찾아봤더니 죠지라는 뮤지션의 재작년 곡이었다.
페스티벌 라인업에서 죠지라는 이름을 많이 보긴 했다.
그때마다 죠지? 음 몰라ㅎㅎ 이름 특이하네ㅎㅎ 하고 넘어갔는데 이렇게 처음 들어보았다.
오디오장 안에 커다란 빈티지 오디오 기기와 턴테이블이 있었다.
빈티지 오디오를 진열한 곳이 많이 보인다.
움직이는 불빛들이 몽환적인 음악과 잘 어울린다.
사실 이거 먹으러 온 거다. 사진으로 본 것과 같은 비주얼이다.
초코를 입은 크루아상 아래의 내용물은 아이스크림이었다.
빨리 녹아 흘러내렸기 때문에 아내와 나는 접시에 코를 박고 먹어야 했다.
아내는 초코를 나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 매우 만족했다.
식기를 여러 번 떨어뜨려서 이렇게 많아졌다.
낙하 소리를 듣고 친절히 먼저 가져다주셨다.
탐나는 빈티지 컵들.
컵이 멋지고 내용물과 잘 어울리면 더 맛있다.
우리가 유일한 손님이어서 더 잘 놀다간 무슨 클럽.
나중에 1인 손님이 와서 책을 보았다.
평일 낮인데도 주차 때문에 고생을 해서 이제 오기 힘들겠다고 생각한 문래동이었다.
근데 무슨 클럽에 와서 마음이 누그러졌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바닥이 나무 바닥이다.
초등학교 교실 바닥이 이랬는데, 맨발로 다니다가 가시라도 박히면 진짜 너무 아팠다.
테이블 간격이 넓은 무슨 클럽.
남녀 화장실이 분리되어있고 매우 깔끔한 무슨 클럽이었다. 한번 더 가보고 싶은데 접근성이 안 좋아서 기회가 있을 지 모르겠다.
무슨클럽
주소 :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 139길 4 4층
주차 : 인근 공영주차장
SNS : http://instagram.com/museun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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