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어린이날을 끼고 아내와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이사오면서 다시 기록하게 되었네요.
아내의 기억 속에 경주는 고즈넉한 도시였습니다만, 이번에 다녀오고 나서 좀 바뀌었습니다. 경주는 중부권보다 무척이나 더웠던 기억이 납니다. 얼굴도 꽤 많이 그을려서 돌아왔습니다.
대릉원 근처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곧장 대릉원으로 걸어왔습니다. 아내가 관광 쿠폰을 싸게 구입해서 입장했어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좋았는데 천마총 앞에만 꽤 줄서 있던 것 같네요.
황리단길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브레이크타임 끝나는 5시 쯤에 막 이 앞을 지나갔는데, 젊은 인파가 많아서 무언가 홀린듯 아내와 저도 대기표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삼십분 이상 기다렸다가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띠별로 운세를 보는 뽑기입니다. 이 앞에 사람이 꽤 많습니다. 천원이었던 것 같아요. A4용지 한 장에 글씨가 빼곡히 써 있습니다. 읽어보진 않았습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옆에 마련된 통에 버리면 주인아주머니가 가져가십니다. 나름 친환경사업 모델입니다.
숙소 주차장입니다. 우측에 보이는 SUV 앞에 차량 두세 대가 더 있습니다. 제 차가 중간에 끼어있다면 갑작스럽게 차를 빼야할 때 곤란할 것 같았습니다. 어린이날이어서 워낙 인파와 차가 많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대릉원 담 옆에 주차를 하면 될 것 같아요.
저녁을 먹고 방에서 쉬었습니다. 아내와 충동적으로 자전거를 끌고 안압지에 가기로합니다. 요즘은 동궁과월지라고 부르더라구요. 옛날에 누군가 저 지붕아래서 파티를 벌였을 것 같은 모습입니다.
다음날입니다. 저는 아침잠이 없어서 아내가 할아버지라고 부릅니다. 동틀 때부터 잠이 안와서 아내를 깨웠습니다. 대릉원 울타리를 따라 밖에서 한 바퀴 돌았습니다. 선선한 아침공기와 풍경이 너무도 좋습니다.
대릉원 울타리 옆 길입니다. 아내가 이쁘다고 칭찬한 길입니다. 숙소가 대릉원 근처시라면 아침 일찍 한바퀴 돌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멋진 도시를 조용히 걸어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입니다.
대릉원을 한 바퀴 돌고 기운이 남아 첨성대까지 다녀옵니다. 볼거리가 도보거리에 많아서 좋은 숙소였습니다.
첨성대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모닝커피도 마실겸 스타벅스를 찾았습니다.
경주 스타벅스는 이쁜 한옥스타일입니다. 아내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손에들고 황리단길을 가로질러 숙소로 갑니다. 조용한 황리단길을 둘러보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사실 저희 부부는 조용한 곳을 선호하는 편이라 어제 어린이날은 좀 힘들었습니다. 이 때쯤부터 아침산책을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황리단길 여기저기를 구경하다가 당도한 이 카페가 이 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아내와 저 모두 참 예쁘다 생각하고있었는데, 말로 내뱉지를 않아서 들어가 볼 생각은 못했습니다. 숙소 옆 카페였습니다.
저희 숙소였던 게스트하우스 셔블입니다. 이 마당은 저녁부터 밤까지 주점으로 쓰이고, 아침에는 조식을 먹는 공간입니다. 체크인 할 때 주인 아저씨께서 밤에 주점으로 쓰이는 것에 대해 설명을 듣고, 마당과 벽을 두고 있는 조용한 방으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조식은 빵과 간단한 과일 그리고 커피or녹차입니다. 짧지 않은 산책을 한 데다가 멋진 마당에서 먹으니 아주 꿀맛이었습니다. 이곳 주인아저씨가 친절하십니다. 과하게 친절하지도 않고 딱 적당히 친절하십니다. 과한 친절은 종종 불편할 때가 있는데, 덕분에 편안히 머물다 갔습니다.
퇴실을 하고 대릉원 울타리 옆에 차를 옮겨 댔습니다. 싣고 온 접이식 미니벨로 두 대를 꺼내 형산강으로 왔습니다. 대릉원에서 십분 정도만 나오면 시야가 확 트인 시~원한 전망이 보입니다.
저희 부부의 라이딩 코스는 이랬습니다.
숙소(대릉원) - 금장대 - 분황사 - 대릉원
자전거 길이 아주 깨끗하고 포장상태도 좋습니다. 넓고 여유롭고 한강보다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형산강 자전거 길에서 찍은 금장대입니다. 이 순간에 경주는 참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장대 주변에 있느 나룻배입니다.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라오는 포토존입니다.
여느 커플처럼 나룻배에서 사진을 찍고 금장대로 올라왔습니다. 여기 앉아 쉬니 솔솔 부는 바람이 땀을 다 식혀주어서 아주 시원합니다. 경주에 있는 동안 여기가 가장 좋았습니다. 바람도 잘 불고 전망도 훌륭했거든요.
좌측은 북천 우측은 형산강입니다. 터미널인근부터 형산강 자전거길을 따라 금장대까지 왔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북천 자전거길로 가서 분황사를 거쳐 대릉원인근 주차장까지 가기로 합니다.
번들거리는 마루와 탁 트인 전망이 사진만 보아도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금장대 풍경입니다. 시골 풍경에 낡은 1톤 트럭(포터)는 뭔가 잘 어울립니다. 시골은 아니고 엄연히 시이지만 풍경이 그렇다는 말입니다. 곧 석가탄신일이어서 연등달기 작업을 하고 계신 듯 보였습니다.
나룻배에서 사진을 찍는 커플입니다.
북천 자전거길에 있는 닭갈비 집에왔습니다. 저희를 반겨주는 에어컨 바람이 너무나 반갑습니다. 여기는 삼겹살x닭갈비 조합이 시그니처 메뉴인 듯 싶어 이것으로 주문합니다. 볶음밥으로 마무리합니다.
밥먹고 열심히 페달을 굴려 분황사 청보리 밭에 왔습니다. 속이 뻥 뚫리는 푸르고 너른 벌판입니다. 제주도에서 열리는 가파도청보리축제가 4~5월간 진행하는 것으로 보아 이때가 가장 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 때가 수확기인 것 같네요.
다시 첨성대를 만나고 차가 세워진 주차장으로 왔습니다. 첨성대 주변은 자전거 타기에 도로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이제 자전거를 차에 싣고 차로 이동합니다. 무슨 꽃단지라고 해서 왔는데 꽃이 별로 없어서 내리지 않고 지나쳤습니다.
보문단지를 드라이브하다가 동궁원(식물원)이 보이길래 와봤습니다. 보문단지를 드라이브하는 동안 문 닫은 호텔들이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그 중 어떤 곳은 조경관리를 오래 안했는지 나무와 풀이 무성해졌습니다. 코로나 여파가 새삼 느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보문단지를 둘러보다가 집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기분에 따라 1박을 더할지 집으로 돌아올지 정하기로 했었습니다. 아쉬운대로 집에 가기전에 (카페인과 당 충전도 할겸) 스타벅스에 들리기로 합니다.
보문단지를 끝으로 집으로 향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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