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니 데이 인 뉴욕 : 비 오는 거리를 좋아하나요?

제목 :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원제 : Rainy day in New York
감독 : 우디 앨런
장르 : 로맨스, 코미디
국가 : 미국
러닝타임 : 92분
연도 : 2018
출연 : 티모시 살라메, 엘르 패닝, 셀레나 고메즈

간단한 줄거리

대학생인 주인공 개츠비(티모시 살라메) 는 아직 알아가는 단계인 여자친구 애슐리와 뉴욕으로 짧은 여행을 떠납니다. 이 여행에서 개츠비가 겪는 하루 동안의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개츠비는 좋아하던 친구, 얄미운 친구, 그의 형과 형수, 어릴 적 여자친구의 여동생, 창녀, 엄마 등 하루 동안 여러 사람을 만나고 대화합니다.

개츠비는 조금 특별한 감성을 가졌습니다. 이런 개츠비와 애슐리의 취향차이가 영화의 중심 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첫 장면부터 대화가 잘 안되는 그들 모습에서 그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죠. 여러 차이점들 중에서도 가장 전면에 나오는 것이 '비오는 날을 좋아하느냐 좋아하지 않느냐' 이고, 영화는 비 오늘 날 뉴욕의 하루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뉴욕의 모습

거의 모든 장면에서 아름다운 뉴욕을 볼 수 있습니다. 건물들, 거리, 사람들 등 보여주는 모든 것이 세련되고 감각적입니다.

감독의 이전 작품에 비해 젊은 주연배우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는 뉴욕 이미지에 자연스러우면서도 멋스럽게 스며듭니다. 특히 개츠비 역인 티모시 살라메의 소년미와 패션, 연기는 남자인 저도 보는 내내 집중하도록 만듭니다. 앞으로 굽은 거북목에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걷는다는 게 이렇게 멋있는 모습일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네요.

개인적으로 뉴욕은 가보지 않았고 어떤 이미지도 없는 편인데 한 번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내내 흘러나오는 영상과 음악 때문에 아내와 홈술할 때 틀어놓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음악이 좋은 영화

음악이 좋고 재즈가 많이 나옵니다. 개츠비가 피아노를 치며 쳇 베이커의 Everything happens to me 를 부르는 장면은 이 영화를 보게된 계기입니다. 누구라도 이 클립을 보면 "와 이 영상은 대체 어디서 나온거지?" 하게 될 것 같네요. 이 음악은 영화에서 여러 스타일로 삽입되었습니다. 노래 가사가 영화 줄거리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으니 가사번역본을 한 번 보고 영화를 보면 감상하기에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쿠팡플레이에서는 가사에 자막을 달아주지 않더라구요.)

네이버 평점에 관해

네이버 평점이 제 기대치보다 높지 않습니다. 감독의 사생활 이슈 때문에 낮은 점수를 준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다른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당신은 비 오는 거리를 좋아하나요? 비 오는 거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도 좋아하지 않을 확률이 높을 것 같아요. 낮은 평점은 그들의 감상평이 아닐까요..

네이버평점에 관해 다른 특징도 찾았는데, 10대에서 50대까지 나이가 올라갈 수록 평점이 계단식으로 높아지더군요. 10대는 5.0 점, 50대는 8.5점입니다. 10대보다는 50대가 비 오는 날을 좋아할 확률이 높을 것 같아요. 10대는 비 오는 풍경을 감상하는 정적인 활동을 하기에는 에너지가 넘쳐날테니까요.

당신은 비 오는 거리를 좋아하나요?

저는 비 오는 거리를 좋아합니다. 비 오는 날, 숲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비 내리는 숲은 맑은 날보다 나뭇잎의 색이 더 진하고 아름답습니다. 나무와 풀의 냄새도 더 진하게 납니다. 빗소리는 훌륭한 배경음악이죠. 비 오는 날은 사람도 더 적어 조용히 산책할 수 있습니다. 저는 비 오는 날의 숲 산책을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했습니다. 주인공 개츠비도 그래야 할텐데...ㅎㅎ 비 내리는 날을 좋아하는 분들께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장면으로 포스팅를 마칩니다.

개츠비 : 안개낀 뉴욕.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나한텐 정말 소중해

애슐리 : 단 한 번 마차를 타는데 날씨가 이렇게 꿀꿀하다니.
어젯밤에 통 못잤어. 소방차소리 들었지?

개츠비 : 응 찻길의 으르렁대는 굉음. 내 외로운 방의 적막..

애슐리 : 그거 알아. 셰익스피어 맞지?

개츠비는 마차에서 내리는데...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