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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속초

속초 노웨어 (카페 & 뮤직펍)

by 육각렌치 2021. 9. 7.






속초 일정 첫날. 문우당서림부터 걸어서 노웨어까지 왔다. 노웨어는 의외로 완전히 주거지역에 있다.
노웨어난 낮에는 카페, 저녁엔 술집이다.

주거시설 1층에 위치한 노웨어

영롱한 초록 간판과 초록 라바콘이 여기 좀 보라고 시선을 끈다. 통유리지만 내부가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다. 우연히 마주친거라면 '여기 뭐지?' 하고 일단 지나쳤겠지만 오늘은 노웨어를 찾아온거다.

'찰칵찰칵' 입장하기 전에 아내와 외부 사진을 실컷 찍었는데 간판의 영롱함이 담아지질 않는다.

아내가 now here냐 no where냐 여행플래너인 내게 물었다. 노웨어입니다만~

내가 계획을 맡은 이번 속초 여행계획에서 노웨어는 원픽이었다. 노웨어는 음악좋고 분위기 짱좋 가성비 또한 훌륭한 펍이다. 밖은 속초인데 여기만 한남동이라고 말했더니 아내는 수긍하지 않는 눈치다. 그래도 엄청 만족해했다!


제프버클리 앨범 <Grace>

얼마 전에 아내와 방문한 바이닐앤 플라스틱에서 산 앨범이다. 첫 직장이 있던 울산 생활 2년 동안에 진~짜 큰 위로가 되었던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음반.

노웨어는 LP(바이닐) 와 카세트 테이프와 디지털음원으로 음악을 재생한다. 진열된 LP를 구경할 수 있다.


바닥에 있는 수납장은 요즘 인기있는 것들이라고 설명해주신 것 같다. Honne 몇 장이랑 Men I Trust 정도만 기억나는데, 요즘 많이 노출되는 것들이었다.

사진처럼 LP 음반이 많고, 카세트 테이프도 많은데 사진을 못 찍었다. 락, 재즈, 소울 등 다양하게 들으시는 듯하다. 진열장에 장르별로 분류해두셔서 찾기가 쉽다.

사진 가운데 미닫이수납장은 Used LP 섹션이다. 아내가 눈 반짝이며 문을 열었는데 사장님이 빠른 걸음으로 나오며 중고음반은 다 팔렸다고 했다.

편히 구경하라고 캠핑체어도 비치해두셨다.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 느껴지는 부분. 친절하고 인상도 좋으시다.

가방을 팔고 있다. 인스타(@nowhere_sokcho)를 보니 티셔츠도 파는 듯하다. 아내에게 하나 살까 말해봤지만 집에 한 번도 안쓴 에코백이 많아서 패스. 대신 카운터에 비치된 예쁜 스티커와 명함으로 방문을 기념하기로 했다.

스패싱 펌킨스, 테임임팔라, 케미컬브라더스, 데이빗보위, 블론드 액자가 있다. 사장님이 애정하는 뮤지션들인 것 같다. 블론드는 요즘 사람인가 본데 잘 모르겠다.

큰 스피커만큼 소리도 커서 아내와 윗집 소음 걱정을 해봤다. 우리도 집에서 음악 크게 듣고싶다며... 윗집 쿵쾅이들한테 복수한다고 메탈리카 최대음량으로 틀고 우리만의 락페스티벌을 벌였을 때보다 여기 소리가 훨씬 크다.

저녁을 안먹은 터라 소세지와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분위기가 취향저격이고 가성비가 훌륭해서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우리 부부도 마음 놓고 주문했다.

밭두렁 같은 걸 서비스로 주시는 데, 밭두렁 더 달라고 했더니 밭두렁 아니고 밭두렁보다 비싼거 라고 하셨다. 어쨋거나 밭두렁을 리필해주셨다. 맛있다.

치즈플래터도 깔끔하게 나오고 잘 먹었는데 사진이 없다. 올리브 올린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었는데 술먹느라 잊었다.

몽트비어 스타우트

속초 몽트비어양조장에서 가져온 생맥주 인가보다. 드래프트는 몽트비어 페일에일, 몽트비어 스타우트 두 종류가 있다. 맛있다.

나는 몽트비어 페일에일 세 잔, 스타우트 한 잔을,
아내는 페일에일, 스타우트, 하이네켄, 상그리아를 한 잔씩 마셨다.



우리가 앉은 바탑자리

우리가 앉은 자리는 스피커가 정면이라 소리가 가장 좋을 것 같았다. 대학 때 교양과목 교수님은 벽 쪽 자리가 소리가 제일 좋다고 가르쳤지만, 나는 스피커 정면이 제일 좋더라.

테임 임팔라

들어가면 주문하기 전에 안내문을 주신다. 음악신청은 술 한 잔에 한 곡이던가 그렇다. 아이돌과 올드팝은 신청불가하고, 음량조절 주문도 불가하다. (오히려좋아)

우리 신청곡은 총 세 곡이었다.

Mild high club - Homage
Electric youth & College - A Real hero
Chet Baker -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아내가 음반을 열심히 뒤적거리니까 사장님이 찾는 것을 물어보고 그 앨범은 아직 미구입이라며 쳇베이커를 디지털 음원으로 틀어주셨다. 열 시가 거의 다 됐을 때 조용한 음악을 신청한지라 집에 가고 내일 또 보자는 인사 같았다.

뭔지 모르지만 비싸고 좋은 기기로 들으니 역시 좋다. Peach pit - Tommy's party도 신청해서 아내와 들으면 좋았을 걸, 이제야 생각나네.

아, 그리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미치도록 섹시한 Gallant 의 Weight in gold 도 노웨어에서 들어보고 싶다.

입구에 인센스를 태우고 있어서 들어올때 향이 스르륵 풍긴다.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주는 느낌이다. (사진은 다른 사진이다.)

몽트비어 페일에일

아내가 코스터를 탐냈다. 대신 카운터에 비치된 명함과 스티커를 챙겼다.

사장님이 인스타로 거의 매일 음반 추천을 하거나 플레이리스트를 올린다. 이 날 추천음반인 YMO 가 턴테이블 옆에 있다.

속초에서 돌아와 출퇴근 길에 들어봤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었던 YMO. 그래도 사장님 추천에 따라 하루에 한 앨범씩 들어보려 하고 있다.

케미칼브라더스. 음악을 다양하게 듣지만 락 적인 요소가 들어있는 음악을 좋아하시는 락팬이 아닐까 싶다. 다양하게 들으시겠지만은, 이디오테잎이나 디스클로저도 좋아하실것 같다.

화장실도 인센스향이 채우고 있다. 아내가 한 때 관심 있었던 논픽션 손 세정제가 있다.

에곤 쉴레

에곤 쉴레. 여긴 뭘까? 화장실도 취저네

데이빗 보위

데이빗 보위 사진을 찍으니까 사장님이 그의 음악을 틀었다. (센스...) 한 때 데이빗보위가 스마트폰 바탕화면이었다. 죽을 때까지 멋있던 그처럼, 멋있는 아저씨, 할아버지가 되고 싶었다.


노웨어에는 일곱 시부터 문닫는 열 시까지 있었다.

이 정도 분위기에 붐비지 않고 편안하게, 이 가격으로 이만큼 술과 안주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을까. 누군가 쓴 블로그 글처럼 밖은 속초고 여기만 한남동인 그런 곳이었다.

오래 영업하시고 번창하면 좋겠다. 다음에 속초가면 또 가게~

청초호

노웨어에서 라마다호텔까지 걸었다. 아내와 밤의 청초호를 걸으니 기분이 좋더라.

그렇게 한 시간 반을 걸으니 발이 너무 아프더라.

청초호
청초호



노웨어
주소 : 강원 속초시 만천1길 34
SNS : @nowhere_sokcho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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